“한해를 보다 더 멋지게 살아 내리라” 이 포부를 다지기에 산행만큼 좋은 것은 없습니다.
산 아래를 굽어보는 시각적 우월감은 심장을 뛰게 만듭니다.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웅장한 자신감을 줍니다.
산에 위치한 건축물은 특별한 힘이 있습니다.
“곡선은 신이 만든 선이고, 직선은 인간이 만든 선이다”는 안토니오 가우디의 말처럼,
신의 선 안에 펼쳐진 인간의 직선 건축물들은 제3의 풍경을 자아냅니다.
산 정상에, 산 아래에 화룡점정처럼 자리잡은 이 건축물들에 잠시 머무르십시오.
숨 가빴던 여정에, 영혼이 따라올 시간을 주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화천 광덕산은 서울에서 1시간 30분거리에 있는 해돋이 명소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조경철 천문대는 아폴로 착륙 방송 해설로 유명해진 천문학자 고 조경철 박사를 기리기 위해
화천에서 그의 이름을 따 만든 천문대입니다.
시민 개방 천문대로서는 가장 높은 고도인 1047m에 위치, 가장 큰 1m 망원경이 설치돼 있습니다.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산에서는 이 건축물이 별처럼 빛납니다.

원주 구룡산 안에 있는 뮤지엄 산(SAN)은 안도 타다오의 작품입니다.
뮤지엄 산의 워터 가든은 얼마전 방영한 드라마 “마인”의 주무대이기도 했습니다.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타다오는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건축가입니다.
뮤지엄 산은 , 뫼 산(山)이 아닌, 공간(SPACE), 예술(ART), 자연(NATURE)의 머리글자를 딴 이름처럼
자연과 공간이 어우러져 예술이 된 건축물입니다.
산이라는 고유의 지형에 순응해 만든 여러 채의 건물은 노출 콘크리트의 대가 타다오,
빛의 건축가 타다오의 진가를 흠뻑 느낄 수 있습니다.
“건축의 최종 목적은 사람의 마음을 여는 것”이라는 타다오의 명언처럼,
뮤지엄 산의 건축물들은 치유의 힘을 뿜어내는 듯 합니다.

경주 남산의 일몰 명소인 용장사터 골짜기 정상에 가면 통일신라시대의 유쾌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석탑 아래의 기초가 되는 기단을 세우기 마련인데,
이 탑은 탑 아래의 바위산 전체를 기단으로 삼는 상상력을 발휘해 지어진 형상입니다.
4,5미터 석탑아래 468미터 금오산 전체를 기반으로 삼다니!
세상에서 가장 높은 석탑인 동시에 가장 하체가 단단한 석탑인듯 합니다..
건축 거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중요시한 자연에 순응하는 건축,
<그 대지의 자연으로부터 나온 재료를 반영한 유기적 건축>의 가장 오래된 사례가 아닐까요?

‘오름’은 ‘산’의 제주도 방언입니다. 새해 첫 산행으로 제주도의 오름을 계획한다면 서쪽 제주 안덕의 오름을 추천합니다.
대병악과 소병악을 오른 후, 제주의 오름을 옮겨놓은 듯한 특별한 건축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늘에서보면 제주의 초가와 오름을 형상화한 포도 호텔이 그곳입니다.
제주도를 축약 시켜 형상화한 제주도 속의 작은 제주 같은 건축물입니다.
재일교포인 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 준(伊丹潤)이 설계한 포도 호텔과 주변의 수풍석박물관, 방주교회 등
그의 기념비적인 건축물이 모두 근처에 있으니 건축 투어를 빼놓지 마십시오.
“건축은 인간에 대한 찬가 이자, 자연 속에서 인간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바치는 또 다른 자연이다.”라 말하며
건축과 자연, 인간을 넘나 들었던 그의 건축 혼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백두대간의 정기를 받으며 새해를 트래킹으로 시작해봅시다.
제주도에 올레길이 있다면 강원도를 대표하는 트레일로는 <인제 천리길>이 있습니다.
백두대간 설악산. 미시령, 한계령을 두루 아우르며 총 460km 34구간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그중 십이선녀탕에 이르는 13km구간의 26구간에는 선비같은 건축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 근현대 서예의 대가인 여초 김응현 선생을 기리는 여초 서예박물관입니다.
2012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받은 이 건축물은 건축가 이성관이 김응현 선생의 서예 작품을 깊이 연구하고,
그 고상하고 순결한 느낌을 건축에 재현하기 위해 애쓴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숲과 대지에 순응한 박물관을 마치 품위있는 선비의 필체처럼 느껴집니다.
